곽덕준의 작품 '대통령과 곽' 연작이 갤러리현대 신관 지하 공간에 전시돼 있다. /자료제공=갤러리현대 [서울경제] 1970년 4월 4일 서울 인사동에서 문을 연 현대화랑은 1972년 ‘황소의 화가’ 이중섭의 작품을 전국 각지에 수소문해 모아 15주기 기념 회고전을 연다. 구름처럼 몰려든 인파 덕에 당시 100원이었던 입장료만으로도 큰 수익을 올렸던 박명자 현대화랑 회장은 수익금으로 이중섭의 작품 한 점을 사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다. 박 회장은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불리는 박수근과도 친분이 깊었다. 박수근은 박 회장에게 ‘네가 결혼하면 그림 한 점을 주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51세에 작고한 화가의 약속은 아내 김복순 씨가 지켰다. 김 씨는 박 회장에게 ‘굴비’를 선물했고 작품을 소장하고 있던 박 회장은 경기 양구에 박수근미술관이 문을 열자 소장하고 있던 ‘굴비’를 포함해 동시대 작가의 작품 55점을 기증한다. 박 회장이 기부한 ‘굴비’는 초창기 예산 부족으로 박수근의 주요 작품을 소장하지 못하고 있던 미술관이 소장한 첫 유화 작품으로 기록됐다.4일 개관 55주년을 맞는 국내 최장수 상업 화랑 갤러리현대가 쌓아온 시간의 기록들은 그 자체로 한국 현대미술의 서사를 이룬다. 갤러리현대는 작가 발굴과 후원이라는 화랑의 본질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함께 성장해왔다. 김환기·유영국·박서보·이우환·백남준·김창열 등의 가치를 알아봤고 박현기·이강소·이승택과 같은 실험미술가들을 발굴했다. ‘55주년 : 한국 현대미술의 서사’라고 이름 붙여진 특별전은 얼핏 수수해 보이지만 더도 덜도 없이 정확하게 갤러리현대의 정체성을 설명해준다. 갤러리현대 본관(현대화랑) 1층 전시장에 이중섭과 박수근의 작품들이 걸려 있다. /사진제공=갤러리현대 갤러리현대 본관 전시장에 김환기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 제공=갤러리현대 8일부터 개막하는 특별전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신관 전체에 걸쳐 1·2부로 나눠 열린다. 다음 달 15일까지 열리는 1부 전시만 해도 공개되는 작품이 총 230여 점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며 전시 공간별로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등 스타일도 다채롭다. 전시장에 내걸린 작품들은 모두 갤러리현대와 규모 7.7 미얀마 강진 발생 5일째를 맞은 1일 네피도 피냐 떼히디 지역에 있는 건물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게 무너져 있다. 네피도(미얀마)=허경주 특파원 “휴대폰 숨겨요, 빨리!” 1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 시민병원. 입구에 들어서며 카메라를 든 순간 양곤에서 만달레이로의 안내를 맡은 미얀마인 세인이 다급히 외쳤다. 1,000개 병상을 보유한 대형 병원인 이곳 야외 마당엔 침상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지난달 28일 미얀마를 강타한 지진으로 건물 붕괴 위험이 커지자, 벽에 균열이 간 병동의 환자들을 밖으로 옮긴 것이다.세인의 재촉에 휴대폰을 재빨리 주머니에 넣고 뒤를 돌아보자 녹색 군복을 입은 미얀마군이 다가와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당신들 여기서 뭐하는 겁니까.""만달레이에 있는 미얀마인과 외국인을 돕기 위해 구호품을 싣고 가던 길에 잠시 들렀다"고 답하자 그는 차량 확인을 요구했다. 사전에 차량 트렁크에 가득 넣어 둔 물과 식량, 기저귀 등을 보여주고 여권까지 확인받고 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미얀마 군정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는 구호품 전달을 위해 온 자원봉사자로 위장해야 했다. 사진은 1일 양곤에서 만달레이로 16시간에 걸친 여정을 시작할 때 차량 모습. 양곤·네피도(미얀마)=허경주 기자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그간 웬만한 재해엔 해외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으나, 이번 강진 후엔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에 도움을 구했다. 그만큼 피해 규모가 컸다는 뜻이다. 세인은 그러나 "군부는 다른 나라에 지원을 요청하면서도 구체적 지진 피해 상황이 외부에 자세히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다"며 기자는 가능한 한 군경의 눈에 띄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진 피해 규모가 큰 만달레이는 물론, '군부의 심장'인 수도 네피도 상황을 외국인이 살피는 것은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버려진 마을, 길게 이어진 피난 행렬 1일 미얀마 양곤에서 네피도로 향하는 도로의 갓길이 지난달 28일 중북부 만달레이에서 발생한